직원이 몇십 명 정도 되는 한 CEO가 필자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예스맨에 둘러싸여 있으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경영서적들을 읽어도 그러하고요. 저에게 항상 ‘No’라고 말할 수 있는 직원들이 많은 것이 좋겠죠?"

필자는 반문했다. “대표님께 툭하면 ‘No’라고 말하는 사람과 일해본 적 있나요? 괜찮던가요?” 그랬더니 그 CEO는 이렇게 답했다. "아니요. 제가 생각하는 방향과 가치, 의사결정에 사사건건 반대하는 임원과 동업자가 있었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가 나가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대기업은 규모가 커서 경영자가 모든 정보를 세세히 알지 못하기에 고객이나 현장과 분리된 의사결정을 할 위험이 크다. 조직의 규모가 크고 계층화될수록 예스맨들이 대부분이기에 고객과 현장의 실제 목소리를 전하며 ‘No’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정보를 가장 많이 알고 있고 고민도 제일 많이 하며 고객과 현장도 잘 아는 작은 기업 CEO 주위에 ‘노맨’들이 너무 많이 포진해 있으면 어떠할까? 사장이 건건이 설득하고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느라 에너지가 너무 고갈된다. 오히려 사장이 말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실행하는 사람이 더 필요하다.
물론 이 말은 독선적이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안에 따라 가감없이 말하고 아닌 것은 ‘No’라고 말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가치나 뜻이 달라서, 또는 냉소적이고 부정적인 자세로 인해 사사건건 ‘No’라고 하는 구성원들이 많다면 리더가 힘들 수밖에 없다. 너무 에너지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 중소기업 사장이 직원채용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 ① 대답을 잘할 것 ② 성격이 밝을 것 ③ 사장과 맞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현실에서 아주 중요한 항목들이다.

경영서적에는 보편타당한 실행도 있지만, 특정 환경에 맞는 실행도 적지 않다. ‘context(맥락)’를 보지 않고 멋있어 보이는 ‘text’만 보면 고생을 많이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