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다른 기업의 한 임원을 만났다. 그 임원이 이런 고민을 털어놓는다. "제가 대표님께 직언을 많이 합니다. 사실 대표님도 언제든 직언을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점점 대표님께서 저를 피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건의한 사항이 회사를 위해 분명 도움이 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실행하지 않으십니다. 관계도 멀어지고 저도 점점 좌절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리더에게 '직언'이란 매우 어렵다. 나도 과도한 정의감으로 멋모르고 강한 '직언'을 한 적이 있다. 인격이 훌륭하신 분들은 이를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공격하는 듯한 적나라한 직언을 좋아하는 리더는 거의 없다. 특히 자기중심적이고 자부심이 가득한 리더에게 직언을 잘못하면 미움을 살 수 있다. 이를 잘 아는 많은 중간리더는 점점 입을 닫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아부만 하여 리더의 환심을 사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리더는 결코 아부만 하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이 생각지 못한 관점의 제안, 발전적인 직언을 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들은 직언이 없이는 조직이 위험한 곳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직언을 아예 하지 않고 아첨만 하는 리더들을 싫어한다.

이처럼 잘못하면 미움받고, 안 하면 무능하게 보이는 직언, 하지 않으면 회사가 잘못될 것이 뻔히 보이는 직언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도 한 책에서 이에 대한 통찰을 얻었다. 몽고가 금나라를 칠 때 태종은 한 성을 점령했다. 이때 태종은 성의 모든 사람을 죽이려 했다. 그것이 당시 관습이었다. 하지만 명재상이던 야율초재는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것은 몽고의 잔인성만 부각하고 금의 원한만 일으키기에 적절하지 않음을 알았다. 그는 어떻게 '직언'을 할지 고민했다.

그가 만일 "폐하, 이는 잔인한 행동이오니 죽이면 안 됩니다"라고 직언을 했다면 어땠을까? 이 말은 지금까지 왕이 한 행동이 잔인했다는 의미이고, 그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왕은 더 잔인한 사람이 된다는 뜻이 된다. 그는 당연히 이 말을 듣는 순간 왕이 불쾌할 것임을 알았다. 이렇게 이야기했다가는 사람들의 죽음을 피하지도 못하고 동시에 야율초재도 미움을 당할 것임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금나라에는 진기한 물건을 만드는 기술자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다 죽인다면 폐하는 귀중한 물건을 가지실 기회를 잃게 됩니다. 이들을 살리셔서 귀중한 물건들을 더 많이 만들게 하신다면 폐하의 부강함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왕은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을 계산하고는 기특하게 여겨 그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상사에 직언할 때는 직설적으로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상사의 이익을 섞어서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상사도 ‘win’하고 제안자도 ‘win’하고, 조직도 ‘win’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기억하시라. '직언은 상대의 이익을 섞어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