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을 만나면 이런 상담이 많다. "정말 묵묵히 열심히 일했습니다.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팀장님이 성과를 알아주실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배신감을 느낍니다."

이런 직장인들은 대개 정말 성실하고,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일한다. 겉으로는 평가에 별 관심 없는 듯 행동한다. 그리고 보고만 잘해서 ‘쇼잉’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나는 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준다.

“연인 사이를 생각해봅시다. 상대가 아무 표현하지 않는데도 여러분은 그 사랑을 잘 느낄 수
있나요? 표현하지 않으면 잘 모릅니다. 물론 마음에 없는데도 표현만 열심히 하면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겠죠. 그러나 마음에 있다고 해도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을 하지 않으면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두 명 사이에도 이러한데 팀원이 여러 명인 리더와의 관계는 어떨까요?”

알아서 내 모든 것을 파악해주는 리더는 많지 않다. 그 사람이 못된 리더이어서가 아니라 대부분이 그렇다. 특히 팀원 간 상대평가를 해야 하는 시스템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나도 초기 직장생활 시절 상처를 몇 번 받았다. 나는 스스로 아주 잘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말하지 않아도 팀장이 알아서 해외 교육도 보내주고 평가도 잘 줄 것을 기대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초기엔 원망도 했지만 이후 생각을 바꿨다. 제안하고 표현하기로 했다. 가고 싶은 교육에 대해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니 "네가 그런 교육 참석하고 싶은 거 몰랐었네. 다녀와" 이런 답이 돌아왔다. 보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때는 가능한 내가 한 일이나 좋은 아이디어에 대해 간단하게 메일로라도 정리해서 보냈다.

벤처기업의 임원으로 근무할 때였다. 나는 그 회사를 무척 좋아했고 대표도 매우 존경했다. 그런데 대표가 연봉 올려줄 생각을 안 했다. 나는 열심히 일하고 큰 성과를 냈기에 크게 올려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평균 상승률만 올려주는 것이었다. 마침 헤드헌터에서 연락이 왔는데 그 당시 연봉보다 엄청나게 높았다. 고민 끝에 대표에게 메일을 썼다. 다음날 대표가 나를 부르더니 "자네가 연봉에 대해 그런 고민이 있는 줄 몰랐네. 자네 능력과 공헌은 이미 최고라고 인정하고 있네. 단지 회사 사정도 있고 형평성도 있어서 자네만 올려주긴 어려워서 그랬네. 미안하네"라면서 이후 꽤 올려주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직장생활하면서 내가 상사와 관련해 발견한 것은 ① 상사는 내가 말하지 않는 것은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② 상사는 표현하지 않으면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③ 내가 진심을 담아 논리적으로 말하면 상당 부분 들어주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물론 너무 자주 요청하거나 내용도 없으면서 부풀려 말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자신이 과제를 성공한다면 요청받지 않아도 시의적절하게 이를 표현할 필요가 있다. 또 자신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상사에게 정중하게 구체적인 피드백을 요청하여 개선해갈 필요도 있다.

애매한 피드백으로는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물론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가 실패할 것 같으면 초기에 빨리 알려서 나중에 상사를 당황 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작업의 결과를 가능한 나누어 보고하여 피드백을 초기에 듣는 것이 좋다. 그래야 재작업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기억할 필요가 있다. "리더는 신이 아니다. 그도 내가 말하지 않으면 나를 잘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