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인이 내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을 유능하게 만들 수 있나요?”

나는 “유능하게 만드는 법은 잘 모르겠지만 유능한 직원을 무능하게 만드는 법은 잘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미 많은 리더들은 이 신비한 능력을 체득하여 부지불식간 실행하면서 여러 무능한 직원들을 만들고 있다.

장 프랑수아 만조니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교수는 유능한 직원을 무능하게 만드는 5가지 단계를 말한다.

① 상사가 유능한 직원의 능력을 의심하는 것이다. 의심하게 되면 점점 직원의 업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게 된다.

② 그러면 직원의 자존심과 업무 의욕은 점점 감퇴한다. 그리고 그는 상사를 조금씩 불편하게 대하게 된다.

③ 상사는 이 모습을 보고 더 의심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 감독을 강화하고 더 간섭하며 더 세부적인 보고를 요청한다.

④ 직원은 점점 업무 의욕을 잃는다. 그래서 업무의 성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 그리고 상사를 더 멀리하며 때로 상사에게 반항까지 한다.

⑤ 상사는 자신의 의심이 정확했음을 확신하게 된다. “맞아 그 녀석은 진짜 무능한 거야.” 드디어 그 직원은 무능 직원으로 전락한다.

이처럼 유능한 직원을 실제로 무능하게 만드는 마법은 단순하다. 그것은 단지 상사가 “저 직원은 무능할지 몰라”라고 의심하거나 “저 직원은 무능한 직원이야”라고 단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 직원이 어떻게 일을 하든 상사는 그 관점 밖의 것을 보지 못한다. 결국 그 직원은 진짜 무능하게 된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확증적 편향’ 또는 ‘자기 예언 충족’이라고 한다.

그러면 직원을 유능하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이겠는가? 역으로 돌리면 된다.

① 상사가 직원의 능력과 성장 가능성을 믿어준다. “이 직원은 능력이 뛰어나” 또는 객관적으로도 경험과 능력이 아직 조금 부족한 직원이라면 “이 직원은 현재 경험은 부족하지만 성장 잠재력은 높아”라고 여긴다. 그리고 사사건건 간섭하지 않고, 대신 막히거나 더 발전이 필요한 부분은 지원하고 코칭을 해준다.

② 그러면 직원의 자존심과 업무 의욕은 점점 상승한다. 그는 상사를 지원자나 코치로 친근하게 여긴다.

③ 상사는 이 모습을 보면 더 확신하게 된다. 그래서 더 인정해주고 코칭해준다.

④ 직원은 점점 업무 의욕이 상승한다. 성과도 나오기 시작한다. 상사를 존경하며 신뢰를 보낸다.

⑤ 상사는 자신의 생각이 정확했음을 확신하게 된다. “맞아 이 친구는 정말 성장 가능성이 있었어. 내가 사람의 잠재력을 잘 보는 사람이라니까.” 이에 그 직원은 유능한 직원으로 바뀐다.

물론 유능해지기 위해는 다른 요소들도 필요하다. 마치 한 가지만 잘못해도 실패하지만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필요한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관점은 직원을 유능케 하는 핵심 중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


고백하자면 이런 글을 쓰는 나도 때때로 전자의 단계에 빠지곤 한다. 나와 일하는 스타일이나 가치가 다른 직원에 대해서는 괜스레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 여지없이 그 직원과 멀어지게 된다. 그러니 어느 리더든 이러한 트랩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있을 필요가 있다.

다시금 기억하시라. 단지 “저 직원은 무능할지도 몰라” “저 직원은 무능해”라는 관점을 갖는 것만으로도 실제 그 직원은 무능해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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