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을 읽었는데 일본의 주류회사 산토리의 니이나미 다케시 CEO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115년 동안 가족 경영체제를 유지하던 산토리의 최초의 전문경영인이었다.


2014년 산토리가 ‘짐 빔(Jim Beam)’으로 유명한 미국의 대표적인 위스키 회사 빔을 인수할 때였다. 산토리는 100여 년 역사였지만 글로벌 주류시장에선 매출 규모 15위에 불과했다. 반면 빔은 4위였다. 인수 가격 역시 당시 160억 달러(17조 원)로 너무 비싸다는 평가가 많았다.


기자가 물었다. "합병을 하면 무슨 시너지가 있습니까?" 다케시 사장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지금은 그 질문에 답할 수 없습니다. 시너지는 '자, 여기 있습니다.' 하듯이 정해진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만들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산토리의 니이나미 다케시 CEO(출처: AFP)



다케시 사장은 빔을 인수한 후 빔의 제조 현장으로 곧장 달려갔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빔의 방식을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흥미롭게도 과거 빔 사장들은 현장에 얼굴을 내민 적도 없었다고 한다. 그저 본사에 앉아서 매출이나 이익에만 신경을 썼다. 이 말을 전해 들은 현장 사람들은 감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산토리가 빔의 기술을 채택하여 출시한 위스키는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또한, 하이볼(highball, 위스키에 소다수를 탄 술)의 문화를 세계적으로 확산시켰다. 다케시 사장은 시너지는 두 회사 합병으로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만드는 것임을 증명했다.


'성공'이란 예측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디에선가 그저 존재하다가 그저 오는 것도 아니다. 리더가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