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에어비앤비. 올 상반기에만 10억 달러(1조2,000억 원) 손실이 예상된다. 여행의 패러다임을 바꾼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브라이언 체스키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체스키는 “12년간 지은 건물이 4주 만에 무너지는 기분”이라며 설령 코로나 사태가 끝나더라도 여행 목적지, 여행 방식이 180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여행은 끝났다. 체스키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자택에서 ‘줌’으로 가진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여행은 절대로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여행은 끝났다. 다신 볼 수 없을 것이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행업계에 코로나는 9‧11 사태를 넘어 2차 세계대전 급의 사건”이라며 “12년간 지은 건물이 4주 만에 무너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의 참담한 표현처럼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항공편 수는 전년 대비 전 세계적으로 80% 감소했고 유럽에서는 90% 이상 줄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여행은? 체스키는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사람들이 어디로 여행할지, 어떻게 여행할지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스키는 악시오스에 “언젠가는 사람들이 다시 비행기에 오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영구적으로 변할 부분은 그들이 어디로 향하는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대중적인 관광(mass tourism)을 즐겼다. 로마, 파리, 런던 같은 유명 도시의 호텔에 묵으며 2층 버스를 타고 랜드마크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앞으로 사람들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한적한 지역을 찾아다니게 될 것이다.”

체스키는 또 블룸버그에 “비즈니스 목적의 여행은 한동안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 사람들이 외국의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는 대신 '줌'과 같은 화상회의 도구로 얼마든지 회의를 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에어비앤비 등 여행업계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고도 말했다. 물론 이는 에어비앤비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공항과 비행기는 어떻게 바뀔까?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백신이 나온다 해도 우리가 이용하게 될 항공 서비스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9‧11 테러 이후 신발을 벗고 노트북을 꺼내고, 전신 스캔이 가능한 엑스레이 기계를 통과하는 등 복잡한 검색 절차가 생겼듯 말이다. 몇 가지 요약하면 이렇다.

출국 절차가 더 까다로워진다. 열만 잴 뿐 아니라 혈압, 심박수 등 건강 상태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측정할 수 있다. 현재 아부다비 공항은 승객의 체온, 맥박 및 호흡 속도를 확인하기 위한 비접촉식 음성 인식 키오스크를 테스트 중이다. 엑스레이 기계처럼 살균 기계를 통과해야 할 수도 있다. 현재 홍콩 국제 공항에서는 40초 동안 살균 절차를 진행하는 부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건강 증명서를 내야 할 수도 있다. 가디언은 최근 “앞으로 면역을 증명하기 위해 또는 감염자들이 여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질병에 대한 검사 증명서를 제출해야 할 수 있다. 지금도 황열병이 있는 곳에서 온 여행자들이 호주, 인도, 멕시코에 갈 때 예방 접종 증명서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기내서비스가 줄 수 있다. 단거리 비행은 이미 기내식 제공이 축소됐다. 일부 항공사는 포장된 제품만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미래학자 데빈 리델은 CNN에 “항공사들은 로봇이나 자동화를 통해 음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권이 비싸질 수 있다. 항공 예약 서비스 달러플라이트클럽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는 지금보다 항공권이 27% 비싸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도산하거나 인수합병된 항공사가 늘고 운항 편수가 줄면서 공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