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검색과 광고는 구글의 영역이었다. 그런데 구매자가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려고 할 때의 검색에서는 이미 아마존이 구글을 넘어섰다. 판매자가 하는 광고에서도 아마존의 점유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아마존에 입점한 판매자들이 구글에 집행하던 광고 예산의 50~60%를 아마존으로 옮겼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2014년 에릭 슈미츠 구글 전 회장의 우려가 그대로 현실이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의 경쟁자가 빙(MS의 검색엔진)이나 야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검색 시장에서 우리의 가장 큰 경쟁자는 아마존이다. 사람들은 아마존을 검색 엔진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살 것을 생각해내려 할 때 아마존을 찾아본다. 아마존의 주된 기능은 전자상거래에 있지만 사실은 사용자의 질문과 검색에 응답하고 있다. 바로 우리가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에릭 슈미츠, 2014.10.13, 파이낸셜타임스)



결국 구글이 칼을 빼들었다.

 

구글은 아마존의 영역이던 '결제'를 장착하고 개인별 '상품 추천'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네이버와 쿠팡이 벌이고 있는 쇼핑 경쟁과 유사한 양상이다. 네이버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하지 않고 네이버에서 바로 주문하고 결제하는 자체 쇼핑을 강화하면서 유통회사와 직접 경쟁하고 있다.

 

구글은 이를 위해 구글 검색, 유튜브, G메일, 구글맵 등 가지고 있는 플랫폼과 서비스를 총동원할 계획이다. 사실상 전면전이다. 수로짓 차터지 구글쇼핑 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구글을 '쇼퍼블'(shoppable)하게 만들고 있다”며 “마찰 없이(frictionlessly) 구매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2019.5.13, 테크크런치)




1. 개인 맞춤 상품 추천 '구글 쇼핑'

 

구글은 우선 현재 운영하고 있는 '쇼핑 검색'과 '구글 익스프레스'를 통합해 '구글 쇼핑'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① 쇼핑 검색

 

'하이힐' '가방' 등 키워드를 입력하면 제품을 판매하는 사이트가 나열된다. 사용자는 가격, 브랜드, 색상, 무료배송 여부 등 검색 필터를 적용해 제품을 추려나갈 수 있는데 구매와 결제는 해당 사이트로 이동해 이뤄진다. 대신 구글은 광고비를 받는다.

 

② 구글 익스프레스

 

구글의 마켓플레이스이다. 사용자들이 설정한 지역에 있는 코스트코, 타깃, 베스트바이 등 오프라인 마트와 사용자들을 연결해준다. 상품을 구매하면 가장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에서 배송이 되고 결제는 구글 내에서 이뤄진다. 구글은 판매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는다.

 



구글이 2019년 내로 출시할 ‘구글 쇼핑’은 이 두 서비스를 통합한 것이다. 상품 검색을 하면 사용자 각각에 맞춤형 상품이 추천되고 구글 내에서 결제가 이뤄진다.구글은 브라우저에 남은 쿠키와 검색 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 관심사를 파악해 사용자마다 다른 상품을 추천하는 개인화 페이지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똑같이 '헤드폰'을 검색해도 웹사이트 검색 기록을 통해 '소니' 브랜드와 '무선 헤드폰'을 더 선호하는 사용자라고 판단되면 '소니 무선 헤드폰'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것이다. 제품 후기가 담긴 유튜브 추천 영상이 나오고 바로 배송 받을 수 있는 인근 매장을 보여준다.




2. 검색 페이지, 유튜브에서 바로 결제

 

구글은 이미 2018년 3월 구글 익스프레스를 통해 '유니버셜 장바구니' 서비스를 시작했다. 타깃, 월마트 등의 온라인 쇼핑몰을 방문해서 따로 결제할 필요 없이 상품을 사용자의 구글 계정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배송지 주소, 신용카드 정보는 한 번만 등록하면 된다. 아마존의 'FBA'(풀필먼트바이아마존)처럼 반품과 고객서비스는 구글이 대신 해준다.



 


구글은 2019년 말까지 '유니버셜 장바구니'를 ‘구글 쇼핑’뿐 아니라 이미지 검색, 유튜브에도 연동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구글은 이미 2019년 3월 '이미지 검색'에 쇼핑 기능을 추가했다. '여성 여름치마' 등을 검색하면 이전에는 이미지만 보여줬지만 이제는 이미지를 클릭하면 쇼핑몰로 바로 연결된다. 그런데 앞으로는 다른 사이트로 이동할 필요도 없이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 버튼만 누르면 바로 결제가 이뤄진다. 사진 보다가 마음에 들면 앱 안에서 바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만든 최근 인스타그램의 '체크아웃' 서비스와 비슷하다.

 

유튜브에서도 마찬가지다. 유튜브 앱도 '유니버셜 장바구니'를 적용해 다른 사이트로 이동할 필요 없이 동영상을 보면서 바로 구매 버튼을 누를 수 있다. 나아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제품 후기 영상을 올리면서 '장바구니' 버튼을 달면 브랜드와 판매 수익을 나눌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글의 이커머스 개편이 아마존에 얼마나 위협이 될지에 대한 의견은 아직 분분하다. 하지만 앞으로 쇼핑을 둘러싼 두 회사의 충돌은 더 심해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구글=검색, 아마존=이커머스'라는 경계는 이제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구글은 광고 플랫폼에서 커머스 플랫폼으로 전환하며 이커머스 회사처럼 되고 있고, 아마존은 커머스 플랫폼에서 광고 플랫폼과 검색 회사로 위치를 변경하려 한다.”

(매리 미커 '인터넷 트렌드 2018'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