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2일 부인 고(故) 박영옥 여사의 빈소를 찾은 정치인들에게 일일이 조언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는 "정치는 잘하면 국민이 그 열매를 따먹지만 정치인 본인에게는 허업(虛業)이다. 정치인은 국민을 호랑이, 맹수처럼 알아야한다. 내가 내각제를 주장하다 망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그게 더 좋은 것. 5년에 무슨 일을 하겠느냐"고 했다.


한 배석자가 "이완구 총리 잘할 것 같은가"라고 묻자 김 전 총리는 "이 총리가 '대통령에게 직언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소리를 일절 입에 담지 말라고 했다. 국무총리가 자꾸 그런 얘길 밖에 나와서 자랑하면 안 된다. 입을 다물고 할 말이 있으면 (대통령에게) 조용히 가서 건의 드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빈소를 찾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는 "정상(대통령)은 외롭고 괴롭고 고독한 자리다. 박근혜 대통령을 잘 도와드리시라. 여야가 싸우는 것은 좋지만 밖이 아닌 국회 안에서 싸우고 해결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박지만 EG 회장이 "집사람은 쌍둥이를 임신해 오지 못했다"고 하자 김 전 총리는 "이왕이면 세쌍둥이를 만들라.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가 계시면 얼마나 좋아할까"라고 덕담을 건넸다.


김 전 총리는 전날 부인의 임종이 임박하자 "혼자 있겠다"며 부인에게 입맞춤을 하고 결혼반지를 줄에 걸어 만든 목걸이를 목에 걸어주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