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장인들 가운데 부업을 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경제적 이유든, 취미 목적이든 그 이유는 다양하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회사도 주업과 별개로 여러 가지 부업을 한다. 주식 투자를 하거나, 부동산을 다른 회사에 임대하고 임대료를 받기도 한다.


손익계산서는 영업이익을 통해 회사가 주업을 얼마나 잘 운영했는지에 대한 성과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주업 외에 부수적이거나 일시적으로 발생한 수익과 비용은 별도로 구분하여 표시한다. 이러한 수익과 비용은 영업이익 외의 것이라는 의미에서 각각 ‘영업외수익’과 ‘영업외비용’, 합쳐서 ‘영업외손익’으로 부른다. 영업외손익에는 배당수익, 이자비용처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항목들도 있고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항목도 있다. 영업외손익을 ‘쉬운 항목’과 ‘어려운 항목’으로 분류해 보았다.


쉬운 항목은 읽히는 그대로의 의미로 읽으면 된다. 어려운 항목은 주로 회계 기록을 위해 사용하는 항목들이다. 실제 거래가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현금흐름이 수반되지 않고, 회계 목적으로만 필요하니 낯설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주로 회사의 재산이나 부채의 가치가 달라진 경우 해당 차이를 재무제표에 미리 기록하기 위해 사용한다. 어려운 항목에 대해서는 다른 화에서 살펴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① 영업외손익에서는 큰 숫자를 먼저 읽는다 : 일반인이 모든 영업외손익 항목을 자세히 알 필요는 없다. 큰 숫자가 있는 항목을 우선하여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② 영업외손익에서는 쉬운 항목을 먼저 읽는다 : 어려운 항목은 회사의 영업 능력, 부도 발생 가능성 등 회사를 유지하고 운영하는데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자비용, 자산처분손익, 배당금수익 등 현금흐름이 있는 항목(쉬운 항목)에 우선 집중한다.

2019년 카카오의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다.

카카오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당기순손실 3,400억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숫자만 보면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언론에서는 이 사실을 크게 주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를 살펴보면 오히려 카카오가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게다가 실적 발표 후 2020년 초반 현재 카카오의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기자나 주주들이 바보인 것인가?

여기에서 영업이익과 영업외손익을 구분하는 손익계산서의 묘미를 찾을 수 있다. 카카오의 2019년 영업이익은 2,000억이 넘는다. 2018년 영업이익이 730억이었으니 영업이익이 180%나 성장했다. 그러니 카카오가 2019년에 주요 사업을 잘 운영한 것이 맞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을 다 까먹고 적자로 돌아선 것은 영업외비용 때문이다.


영업외비용 5,900억이 모두 이자비용이라고 가정해 보자.(이자비용은 현금유출을 수반하는 쉬운 항목이다) 버는 족족 은행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데 현금이 부족하면 바로 부도다. 게다가 차입금 원금을 상환하지 않는 이상 내년에도 이런 상황은 또 발생할 것이다. 이 경우 회사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신호다. 언론의 반응도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실제 카카오의 영업외비용은 주로 현금유출이 없는 어려운 항목(무형자산 손상차손)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생겼다. 단지 회계기준을 준수하기 위한 비용을 기록한 것일 뿐이니, 회사나 언론, 주주에게도 적자 전환이라는 이벤트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 물론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만큼 주주가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의 재원이 줄어들었다. 아무리 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해도 나쁜 상황인 것은 맞다. 다만 영업외비용으로 인한 현금유출은 없었고, 적자가 처음인데다, 내년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 일단은 문제 삼지 않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