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친구들과 떠들다 보면 종종 어린 시절 잘 나가던 친구의 이야기가 나오곤 한다. 그때 그 친구 정말 천재 소리 듣고 잘 나갔는데 그 친구 요즘 어디서 뭐하지? 다들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또 어릴 때 눈에 띄지 않던 친구가 지금은 아주 잘 나간다는 얘기도 종종 듣게 된다. 모두 命(명)과 運(운)의 상관관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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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일이나 인생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2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① 그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② 이것이 환경의 흐름(運)과 어떤 연결성(인과)을 가지는지.

예를 들어 주식시장을 분석하기 데는 여러 접근방식이 있다. 파동을 포함하는 주기이론, 사람들의 심리를 바탕으로 하는 분석, 회사의 본질적 가치론, 경제 지표(Index)를 이용한 분석, 인구론을 이용한 분석 등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 모두 의미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것을 모른다 해도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으로 돈이 들어오는지 아닌지를 알면 주식이 오를지 내릴지 예측할 수 있다.

주식시장의 가장 근본적인 메커니즘(Mechanism)은 ‘사고, 팔고’(Buy & Sell)이다. 돈이 주식 시장으로 들어오면 주식 값이 오르고 돈이 나가면 주식 값이 내린다. 금리가 오르면 돈이 빠질 것이고, 금리가 내리면 돈이 들어올 것이다. 부동산시장도 유사한 메커니즘(Mechanism)이다. 이 근본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작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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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일생이라면 분석과 이해가 더 난해하다. 하지만 시작점은 의외로 간단하다. 태어난 命(싸가지·씨앗)과 환경(運)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하면 된다. 대체로 ‘命(명)’을 고정요소로 보고 ‘運(운)’을 변화요소로 본다.

일생을 해석 할 때는 ① 命(명) 중심에서 運(운)을 해석할 것인지 ② 運(운) 중심에서 命(명)을 해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무엇을 중심으로 삼느냐에 따라 해석의 차이가 크게 난다.

비유하자면 장미 씨앗이 장미의 命이 된다. 고정요소라고 하는 이유는 장미 씨앗에서 국화가 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命안에서 앞으로 어떤 조건이 주어지게 되면 장미꽃이 피는 것이다. 이때 運을 적용해 나가더라도 이 씨앗의 다음 모양새는 결정돼 있다. 이것이 命을 중심으로 運을 해석하는 방식이다. 옛 선인들이 많이 말씀하시는 ‘싹수론’이다.

반면 꽃이 피는 때는 언제인가라고 할 때 ‘언제’라는 것은 運(환경)이다. 지금 환경이 여름이면 장미든 해바라기든 잡초든 모든 만물이 성장하고 꽃피고 열매 맺기 시작하는 화려한 때이다. 이때를 運이 좋다고 하는 것이다. 겨울이다? 그럼 매화에게는 꽃이 피는 계절이지만 대부분의 만물은 휴식을 취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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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처럼 다양한 직업과 개성이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에서는 꼭 어떤 꽃이냐보다 언제, 어떤 장소에서 어떤 모습으로 피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것이 運에서 命을 해석하는 관점이다. 즉 내 인생에서 나만의 시기와 피는 Field(장소)를 더욱 중요하게 본다.

일반적으로 동양에서는 ‘싹수론’에, 서양에서는 환경(運)에 더 초점을 둔다. 하여간 큰 성공은 命안에 있는 씨앗과 運에서 오는 환경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운명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한 번이라도 運과 命이 잘 맞아 떨어질 때 그 사람의 성공 내용은 증폭된다.

사람의 인생을 60년 계절의 순환으로 본다면 命과 運의 Matching(매칭)이 처음부터 비교적 잘되는 사람이 삶에서 성공의 증폭효과도 크다. 60살을 평균 수명으로 보던 옛 시절에는 이 命과 運의 Matching(매칭)이 너무나 중요했다. 운명의 계절표가 봄에서 시작해서 여름, 가을을 거쳐 겨울로 끝나는 삶 즉, 젊은 날 어렵게 공부하고 졸업 후 사회에서 열심히 일해 중장년에 출세해서 은퇴 후 삶을 마치는 패턴만이 좋은 命이었던 것이다. 나머지는 무조건 좋지 않은 命에 속했다.

하지만 이제 평균연령 90을 바라본다. 이 말은 일생의 시작인 계절을 봄으로 시작하면 다시 제2의 봄이 오고, 가을로 시작하면 다시 제2의 가을이 온다는 뜻이다. 인생을 가을로 시작해서 인생 중반에 겨울, 봄의 어려운 시절을 겪더라도 다시 제2의 인생이 60이후에 오는 것이다.

運의 관점에서만 보면 현대에 들어와서 인생이 정말 공평해졌다. 어릴 적엔 대체로 運의 영향을 덜 받지만 주체적으로 살기 시작하는 청년기 이후 단 한번의 運에 따라 인생이 좌우되는 일이 줄기 때문이다. 인생 중반이 피크이면 말년의 삶의 질은 그 이하일 것이요, 인생 중반이 좋지 않아도 제 2의 기회를 얻어 60이후의 삶의 질은 중반의 삶을 상회하게 된다.

命을 이야기할 때 굳이 사주라는 프레임을 사용하지 않아도 본인은 자기의 장점과 단점을 잘 알고 있다. 사람마다 장단점이 뚜렷하냐 아니냐의 차이는 있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하는지가 결국 그 사람의 命인 것이다. 아직 무엇이 내 장점인지 모르겠다면 기다려보면 된다. 결국 내 안의 내면의 소리가 들릴 때가 온다. 이때 시작한 것이 내 命인 것이다.

젊은 시절 또는 인생 중반에 안 풀린다고 좌절할 필요 없다. 건강만 잘 지킨다면 다시 좋은 시절이 온다. 인생살이 힘들 때 건강만은 지키자. 고난은 누구나 한 번 겪는 과정이다. 반드시 다시 내 타이밍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