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종주국 미국은 ‘본사 갑질’을 어떻게 해결했나?

미국 프랜차이즈의 ‘갑질’에서 ‘상생’까지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의 불공정 관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바르다 김선생’은 위생마스크, 주방세제까지 시중보다 비싸게 본사를 통해 사게 한 것으로 드러나 6억원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서울시 조사결과 가맹점주 3명 중 1명은 불공정거래 행위를 경험했다.
 
본사 갑질의 전형적인 행태가 본사가 가맹점에 자재를 납품하면서 유통마진을 챙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프랜차이즈 종주국 미국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미국도 처음엔 그랬다. 
1950년대 맥도날드 프랜차이즈/사진=영화 '파운더' 스틸컷
미국에서는 1950년대부터 맥도날드(1955년), 던킨도너츠(1955년), 버거킹(1956년), 피자헛(1959년) 등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가맹점에 같은 상표, 상호, 노하우를 이용해 같은 상품을 판매하도록 했다. 

본사와 가맹점주 간 갈등은 프랜차이즈 도입기부터 발생했는데 맥도날드 창업을 다룬 영화 ‘파운더’에는 레이 크록 CEO의 ‘갑질’ 장면이 나온다. 느닷없이 매장을 방문해 “우리 햄버거에는 피클이 2개라고! 왜 3개가 들어갔냐!”고 화를 내며 햄버거를 내동댕이치는 식이다.

1970년대 들어 프랜차이즈 시장규모가 36배 커졌고 가맹점주 수가 67만 명에 달했다. 이때부터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의 갈등이 본격화했다. 

당시 대부분 본사가 동일한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해야 한다며 자재를 일괄 공급했고 ‘구매자 위험부담(Caveat Emptor)’ 원칙을 적용했다. 계약 관계로 발생하는 피해는 구매자(가맹점주)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본사 갑질로 인한 가맹점의 피해가 심각했다.

치킨 딜라이트 사건 
사진=치킨 딜라이트 신문 광고/사진=flickr
1960년 미국 40개 주에 160개 점포를 낸 대표적인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비를 받지 않는 대신 필요 물품을 본사에서만 사도록 강매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었다. 식자재는 물론 종이컵, 휴지통, 심지어 재떨이까지 시중가격 보다 비싸게 팔았다.
 
참다못한 가맹점주들은 1967년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94명의 가맹점주들은 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한 품목이 아닌 일반 물품 구입까지 본사가 강요하는 것은 반독점법 위반이라고 주장했고 대법원은 가맹점주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결과 치킨 딜라이트는 물품 강매를 중지했고 800여 명 가맹점주에게 각 2,600달러씩 보상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때문에 본사 재정이 악화하며 가맹점 절반이 문을 닫게 됐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프랜차이즈 갑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생겨났다. 당시 뉴욕 검찰총장은 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해 이렇게 비판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화려한 색상의 유인물로 시민들을 꾀어 한탕 챙길 생각만 한다. 시민들이 자신의 삶의 포기해 얻는 것은 형편없는 점포뿐이다.


던킨도너츠의 상생모델
1950년대 던킨도너츠 매장/사진=던킨도너츠 홈페이지 6
1970년대 초반 던킨도너츠는 위기를 맞았다. 1차 석유파동의 여파로 밀, 기름, 설탕 등 주요 원재료 값이 폭등하자 가맹점들의 수익이 급락했다. 가맹점들은 본사에 불만을 쏟아냈는데 본사가 원재료 공급을 독점하면서 저렴하게 공급받을 통로가 막혀 버렸다는 것.
 
그래서 던킨도너츠 본사가 낸 아이디어가 물류협동조합. 가맹점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자재를 구입하자는 것이었다. 대신 본사는 브랜드 사용 대가로 로열티만 받겠다고 밝혔다. 이 방안은 각 가맹점의 자재 구입 단가를 낮추었고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 

이후 버거킹, KFC, 피자헛 등이 잇달아 구매협동조합 제도를 도입했다. 버거킹은 식자재 조달 뿐 아니라 포장지, 인테리어 공사까지 조합에 맡겼다. 

프랜차이즈 종주국 미국 역시 본사 갑질의 병폐를 겪었고 그러면서 조합이라는 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현재 대부분 미국의 프랜차이즈 본사는 로열티로 수익을 올리고 납품을 통한 마진은 최소화하고 있다. 가맹점주가 잘 돼야 본사가 돈 버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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